시선뉴스=박진아 기자ㅣ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잎과 줄기의 구별이 분명하지 않고 관다발이 없는 하등 식물로 고목이나 바위, 습지에서 자라는 이끼. 언뜻 보면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바위를 들춰보거나 자세히 보아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끼가 있는 곳을 잘 못 디디기라도 하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영화 <이끼>는 독특한 제목과, 웹툰 원작의 영화, 화려한 캐스팅으로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축축하고 음흉하며 습하고 섬뜩한 분위기... 영화 <이끼>를 살펴본다. 

<영화정보>       
이끼(Moss)
드라마, 범죄 // 2010.07.14. // 대한민국
감독 – 강우석  
배우 –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허준호,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  

<의심스러운 그들의 생활>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왔던 해국(박해일 분)은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 분)의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거처해 온 시골 마을을 찾는다. 그런데 오늘 처음 해국을 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해국을 이유 없이 경계하고 불편한 눈빛을 던진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마련된 저녁식사 자리. 마치 해국이 떠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 같은 마을사람들에게 해국은 `서울로 떠나지 않고 이 곳에 남아 살겠노라` 선언을 한다. 

순간,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감돌고, 이들 중심에 묵묵히 있던 이장(정재영 분)은 그러라며 해국의 정착을 허한다. 이장 천용덕의 말 한마디에 금세 태도가 돌변하는 마을사람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골 노인 같지만, 섬뜩한 카리스마로 마을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한 이장과 그를 신처럼 따르는 마을 사람들. 해국은 이곳 이 사람들이 모두 의심스럽기만 하다.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몰입감 높은 미스테리 범죄 스릴러(스포있음) 

영화 <이끼>는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대표적인 우리나라 미스테리 범죄 스릴러 영화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당시 관람객들의 평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화를 호평하는 분위기가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영화를 끌고 가는 배우들의 연기력부터 연출과 분위기. 웹툰을 영화화 시키는 과정에서 서사의 흐름 등이 제법 완성도 높다는 평가다. 열린 결말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덕분에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가 되기도 한다.  

- 이끼가 가진 의미들 
“조용히 살아. 이끼처럼 바위에 딱 붙어 입 닥치고” 영화에서 박민욱(유준상) 검사가 유해국에게 하는 말이다. 영화 <이끼>는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그 의미를 곱씹어 보게 만든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게 존재해야 하는 이끼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영화 속 주인공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왜 그런 행동들을 하는 것인지. 누가 이끼 같은 존재인지 등 말이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영화, 무엇을 느껴야 하는 것인지 조차 혼란스러울 지도 모른다. 

영화 <파묘>가 천만관객을 돌파하면서 영화 <곡성>과 <이끼> 역시 사람들의 관심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세 영화는 결과 흐름이 전혀 다르지만 한국형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카테고리처럼 부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봐도 좋을 영화. 비 오는 오늘, 약간은 썸뜩하게... 영화 <이끼>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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