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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장의 소와 처지가 같은 현대인들의 안식처 ‘케렌시아’ [지식용어] 

보도본부 | 김병용 기자

기사승인 2018.01.13  14: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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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김병용] 치열한 세상이다. 과열된 경쟁 속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잠시 호흡을 다듬을 여유조차 없이 발전만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버티는 삶이라고 한다. 요즘같이 힘든 세상에서는 현재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끊임없는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나, 현상을 유지하려는 사람이나 치열한 현재에 지쳐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들은 자신만의 휴식처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이 현상이 되어 ‘케렌시아’ 문화를 만들고 있다.

[케렌시아_픽사베이]

케렌시아(Querencia)란 스페인어로 피난처, 안식처, 귀소본능을 뜻한다. 현대에서는 일상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편하게 쉬면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케렌시아는 본래 투우장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투우가 진행되는 동안 소는 위협을 피할 수 있는 경기장 내 특정 장소를 머릿속에 기억해두고 그곳을 자신의 케렌시아로 삼는다. 이후 소는 투우사와의 싸움에서 지치거나 죽음이 예상되는 순간이 오면 자신이 정한 케렌시아로 이동해 숨을 고른다. 즉 케렌시아는 투우장의 소가 지친 심신을 달래는 장소이다.

흡사 자신들이 투우장의 소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현대인들은 자신들만의 안식처인 케렌시아를 찾아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기 시작했다.

현대인들에게 케렌시아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케렌시아는 카페이다. 카페는 업무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여유의 공간이다. 많은 사람이 혼자 카페에 들러 책을 읽거나 웹서핑을 하며 여유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한다. 

자신의 케렌시아를 해외로 정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외교부는 2017년 우리 국민의 총 여권발급량이 사상 최대치인 523만 권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현상에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겠지만 해외를 자신의 휴식처로 정해 완전한 여유를 즐기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증가한 것도 원인 중 하나이다.

잦은 야근이나 주말 근무 등으로 인해 해외로 나갈 여건이 되지 않는 회사원들은 출퇴근길 차 안이나 버스 맨 뒷자리 등을 케렌시아로 삼기도 한다. 따로 휴식 시간을 가질 여건이 되지 않아 출퇴근 시간 속에서 안식을 찾는 것이다.

혹은 직장 내에서 자신의 책상을 꾸미는 것도 일종의 케렌시아다. 이른바 ‘데스크테리어(deskterior) 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물건으로 책상을 꾸며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위안을 얻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해외부터 출퇴근길 대중교통 안까지 자신만의 크고 작은 케렌시아를 찾고 있다. 케렌시아는 지친 심신을 다스리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의지를 다질 수 있는 곳이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완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식처이다. 

사회라는 전쟁터에서 전투를 치르느라 지친 현대인들. 이들이 하루빨리 자신만의 케렌시아를 찾아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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