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미국은 아동학대죄에 대해 굉장히 엄한 국가다. 아이가 있는 부모가 베이비시터를 두지 않고 외출을 하거나 차에 아이를 두고 잠시 볼일을 보는 등 아이를 방치하는 행위도 아동학대로 여겨 벌금 및 징역, 격리까지 시키는 등 부모로서의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 국가다. 

그런데 이런 미국 전역을 발칵 뒤집히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 주 가정집에서 상상하기 힘든 아동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911에 한 소녀의 신고가 있었다. 경찰은 17세의 소녀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아무리 나이를 높게 쳐 줘도 10살 정도로밖에 안 보였다. 그녀는 이미 심한 영양실조를 겪고 있었고 그로 인해 성장이 지체되어 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소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그녀의 집은 눈을 의심할 정도의 광경이었다. 

아이들은 침대와 가구에 쇠사슬과 자물쇠로 묶여 있었고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 집안은 오물로 인한 악취가 진동했다.  

SNS에서만 화목한 가정이었다 (터빈 부부 SNS)

소녀의 부모인 데이비드 터핀(56)과 루이즈 터핀(49) 부부는 2세부터 이미 성년이 된 29세까지 모두 13명의 자녀를 집안에 감금해 두고 학대를 해 온 것이었다. 

이 부부는 아이들을 몇 개월씩 침대와 가구 등에 묶어두고 생활해 왔으며 구타와 체벌을 가했다. 또한 1년에 한 번 이상 몸을 씻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심지어 데이비드 터빈은 14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헤스트린 검사는 "아이를 방치하는 것으로 시작된 학대는 점점 더 잔인하고 사악하게 진행됐다. 자녀들은 육체적으로 너무 심한 학대를 받아 저항할 수 없고 일부 아동은 성장이 저해됐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검찰은 터빈부부에게 아동 및 부양성년 학대, 고문, 불법 구금 등 12가지의 혐의로 기소했으며 현지 언론은 만약 이 법원이 이 혐의들을 인정하면 90년 이상의 징역 또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13명이라는 숫자는 정말 많은 아이들을 출산한 것이다. 그런데 이 출산이 학대를 위한 출산이라는 것이 소름이 끼친다. 부모로서의 역할은 전혀 하지 않겠다며 학대를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도 지속적인 출산을 했다는 것은 그 목적이 학대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사람의 탈을 쓰고 이들은 차라리 짐승이 그랬다면 이해 할 수 도 있었을 법한 행위들을 한 것이다. 

아무리 미국이 아동학대에 대해 엄격한 편이고 관리 체계가 잘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마음먹고 숨기려 들면 이를 밝혀내기란 너무 힘들다. 이들은 취학연령대의 아이들의 존재를 철저히 외부에 숨겼고 SNS에는 공원 등에 놀러 간 사진을 올려 정상적인 가정처럼 꾸몄다. 주위의 이웃들은 이런 사실들을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자신의 이웃집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떨까? 원영이 사건이나 고준희양 사건 등 아동학대가 아동의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형량은 미국에 비하면 너무 약한 편(원영이 사건 주범인 계모 A씨 징역 27년, 친부 B씨 징역 17년)에 속한다.

아동에게 부모는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런 존재의 학대 행위는 아동에게 평생을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배신감, 심리적 고통을 준다. 다시는 이런 일이 끔찍한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근본적으로 이를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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