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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지쳤어요”, 평범한 삶 찾는 ‘노멀크러시’ [지식용어]

보도본부 | 김지영 기자

기사승인 2018.01.21  14: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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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김지영] 지난해 여름, JTBC 예능프로그램 ‘한끼줍쇼’에 이효리가 출연했을 당시 이경규는 길에서 만난 초등학생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말한다. 그러자 이효리는 ‘뭘 훌륭한 사람이 돼? (하고 싶은 대로) 그냥 아무나 돼!’라고 조언한다.

그냥 아무나 되라는 것. 쉬운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 요즘 같이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 아무나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남들과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며 그들보다 좀 더 좋은 위치에 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남들과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사회 낙오자로 비쳐지기 십상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사회흐름에 질린 2030세대에서 평범한 삶을 가장 행복한 삶으로 여기는 ‘노멀크러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노멀크러시’는 Normal(보통의)과 Crush(반하다)의 신조어이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것에 질린 젊은 세대들이 보통의 것들, 평범한 것들에 눈을 돌리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이들은 돈, 명예, 권력 등 세상의 기준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소소하지만 확실히 만족하는 삶을 택한다.

따라서 노멀크러시는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에 환호하고 소박한 골목길을 도리어 선호하며, 사소한 사람들의 강연에 귀를 기울이는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또한 성공을 위해 바삐 살아가는 것보다 충분한 여유를 갖고 여행, 영화, 뮤지컬, 레저 등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을 추구한다.

이러한 변화는 ‘노멀크러시’라고 명명되지 않았을 뿐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경향 중 하나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소박한 삶의 여유를 즐기는 ‘휘게’ 열풍,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인 ‘놈코어’, 소리로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 ‘ASMR’ 등이 그것이다. 또한 미디어 매체에서도 MBC ‘나 혼자 산다’, JTBC ‘효리네 민박’, tvN ‘윤식당’ 등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마음의 위안을 가져다주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노멀크러시가 평범하게 산다고 해서 대충 사는 것, 그냥 되는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록 남들이 보기에는 대단히 성공한 삶이 아닌 평범해 보이는 삶일지라도 스스로가 순간순간의 소중함은 잃지 않은 채 좋아하는 것을 행하는 것이 노멀크러시이다.

그간 한국사회에는 성공이 행복, 돈이 행복이라는 공식이 만연해 있었다. 그리고 이를 거머쥐기 위해 어떤 사람은 남들을 밟아가며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부단하게 살아왔다. 물론 성공하면 행복하고 돈이 많으면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돈이 없다고 실패한 삶이거나 행복하지 않은 삶인 것은 아니다.

이런 한국사회에 지친 젊은 세대들이 이제는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찾고 있다. 주위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는 것. 화려한 성공도, 많은 돈도 없지만 아주 평범히 누리는 내 일상에 소중함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노멀크러시가 잠깐 반짝이는 사회현상으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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