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최지민] 자려고 누웠는데 한 번 시작된 생각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늦게 잠에 들거나 시도 때도 없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경우. 넘치는 생각 때문에 피곤한 삶을 느낀다면 혹시 PESM 증후군(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PESM(Personnes Encombrées de Surefficience Mentale) 증후군이란 용어는 임상정신의학적인 개념은 아니며 대중심리학에 가까운 개념이다. 프랑스 작가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저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에서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먼저 PESM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일반적 계산과 관련된 좌뇌보다 정서에 관여하는 우뇌를 더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PESM 증후군의 사람들은 창의성과 예술성을 보인다. 

또한 대다수 사람들은 사용 가능한 감각 정보의 취사선택이 자동으로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보는 자연스럽게 밀려나게 된다. 즉, 중요한 것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하지만 PESM 증후군의 사람들은 이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하나하나 직접 선별 과정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그래서 이들은 대개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

PESM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10~15% 가량인데,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유달리 감각이 예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음, 조명, 냄새 등으로 인한 불편을 자주 느낀다. 예를 들어 TV소리 등 잡음에 화를 내고, 눈부신 조명이 싫어 조명을 바꾸고, 진한 향수 냄새를 싫어하는 등 예민한 감각을 부정적으로 표출한다. 또한 그만큼 신경이 주변의 다른 요소들에 쉽게 분산되어 주의가 산만해져 한 곳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를 달리 생각하면 감각이 예민하다는 것은 더 기분 좋은 정보들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들은 아름다운 풍경, 감미로운 소리, 좋은 향과 맛 등 더 감각적으로 삶을 채울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풍부한 감정이다. 이들은 주위 사람들의 말투, 표정, 몸짓에 민감하다. 그래서 타인의 비난, 조롱 등을 빠르게 알아차리고 쉽게 상처받는다. 이 때문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방어하는 모습이 마치 타인에게 차갑고 무심한 사람으로 비춰지기 쉽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우울하고 부정적인 직장 분위기, 강압적인 위계질서를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마지막 특징, 끊임없는 생각이다. 생각이 끊이지 않는 이들은 혼잣말을 하는 습관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진정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뇌가 쉬어야 하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잠자는 시간이 짧고 수면장애를 자주 경험한다.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뇌에게 제공해야 하는 PESM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머리를 비울 때는 머리를 비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현대사회에서 몸과 마음이 금방 피로해지게 된다. 만약 생각을 멈출 수 없다면 생각들을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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