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김미양] 최근 중국의 전 세계 팹리스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가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본사 기준으로 중국의 세계 팹리스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010년 5%에서 지난 2017년 11%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큰 성장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팹리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팹리스(fabless)란 반도체 설계가 전문화되어 있는 회사이다. 정확히는 자체적인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고 연구개발 인력들이 반도체 설계와 개발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를 말한다. ‘제조 설비’를 뜻하는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과 ‘~이 없는’이란 뜻의 ‘리스(less)’를 합성한 말이다.

팹리스 회사는 대부분 제품의 마케팅이나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생산은 외부 공장에 위탁하기 때문에 거액의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어 반도체 설계에 특화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팹리스는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1980년대 이전 반도체 산업은 제품 설계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모든 분야를 자체 운영하는 '종합 반도체 업체(IDM)'가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하나의 반도체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생 기업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탄생한 사업 모델이 생산설비비용을 없앤 팹리스이다.

이때부터 신생 반도체 기업은 제조 공장을 설립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를 시작했다. 동시에 반도체 제조과정만 전담하는 '파운드리 업체(Foundry)' 산업이 설립되면서 팹리스 업체가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 비용을 지불하고,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한 반도체를 팔아 이익을 얻는 구조가 정착되었다.

이후 초기 과잉 설비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팹리스는 반도체 산업에서 선호하는 사업 모델이 되면서 퀄컴과 엔비디아 등의 거대 반도체 업체의 등장과 함께 오늘날 주요 반도체 산업이 되었다.

현재 중국은 ‘반도체 굴기’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타 반도체 업체와 동일하거나 개선된 제품에 가격 경쟁력을 더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국내 팹리스 업계는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는 영세한 팹리스 반도체 기업이 대부분이어서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 비용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팹리스 반도체 산업 지원 예산을 지난해 39억 원에서 올해 53억 원까지 늘리고 이를 2020년까지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 아래 국내 팹리스 업체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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