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영화 <독전>. 영화의 개봉에 앞서 주연배우 조진웅과의 긴밀한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쓰고 깊은 맛을 미리 느껴볼 수 있었다. 과연 그가 꼽는 최고의 장면은 무엇이고, 함께 연기한 동료들과의 합(合)은 어떠했을까?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조진웅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진한 향기를 내뿜으며 로스팅 되고 있었다.  

영화 <독전> 공식 포스터

‘독전’이라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 독전의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너무 확신이 들었습니다. 배우로서 몸으로 부딪히고 최선을 다하면 잘 될 수 있는 작품처럼 보였었죠. 어떻게 보면 조금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전작이었던 <아가씨> 때 재미있게 작업을 했던 제작진 분들이 많아서 선뜻 선택했고 류준열, 차승원 선배님 , 故 김주혁 선배님 등 처음 함께 작업하는 배우들이 섭외가 된 상황이라서 정말 재미있게 작업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컸습니다. 그 외 촬영 현장의 스텝들도 제게 선배들도 있었고, 또 저를 ‘선배 선배’하면서 잘 따르는 후배들도 많아서 기분 좋게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독전’ 영화에서 살이 참 많이 빠져서 놀랐는데, 얼마나 감량했던 거죠?
- 거의 10kg 이상 감량했습니다. 살을 빼야겠다는 목적 보다는 일단 시나리오를 보고 ‘아 이거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뛰는 것을 비롯해 제 체력을 이용해야 하는 장면(씬)이 참 많아서 체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이었습니다.  

영화 <독전> 조진웅 [사진/NEW]

체력 소모가 많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체중 감량보다는 체력을 기른 거군요?
- 아 그리고 제가 시나리오를 딱 받고 ‘원호’라는 캐릭터를 분석했을 때, ‘원호’는 후덕한 이미지가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원호의 캐릭터와 일치시키기 위해서 체중감량을 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게 체력을 기르고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 어떤 운동을 했었나요?
- 아~ 저는 액션스쿨에서 운동을 했습니다. 체력보강과 체중 감량을 위해 액션스쿨에 자발적으로 들어갔고요. 권지훈 액션스쿨 감독에게 죽기 살기로 임할 테니 운동을 지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권지훈 감독에게 정말로 감사해요. 안 그래도 바쁜 자신의 시간을 쪼개서 하루에 3~4시간을 저에게 할애해서 운동을 지도해줬거든요. 그리고 특히 권 감독은 저에게 일방적으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늘 저와 함께 일련의 과정을 본인도 실천을 했어요.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본인의 액션스쿨 수업과 업무를 진행하고....그렇게 5개월을 저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어주셨어요.

원래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시지는 않나요?
- 네 저는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입니다. 특히 집에만 있는날은 거의 이렇게 누워만(모습 재연) 있죠. 뭐 하하하 그저 화장실 가고 밥 먹으러 이동하는 정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리고 지인들이 보고 싶을 때면 집 밖에 나가는 게 싫어서 집으로 부르는 편입니다.

영화 <독전> 조진웅 [사진/NEW]

음 그렇게 노력해서 만든 몸인데, 다시 원래대로 조금 돌아오셨어요.
- 이게 본래 제 모습이에요. 하하하. 음...그렇게 꼴보기 싫으세요? 하하하

(하하하하) 절대 아닙니다.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보고서는 소감이 어땠어요?
- 일단 완성된 영화를 저희 제작진과 스텝들과 함께 보면서, ‘그래도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부분은 말했다 또 지켜야 할 부분은 지켰다’ 이런 소감을 나눴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순전히 함께 만든 사람으로서의 소감이죠. 무엇보다 저희 영화를 봐주실 관객들의 반응이 중요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아직까지는 영화가 완성되고 관객 분들에게 자신 있게 ‘재미있게 보세요’ 이런 말을 잘 못하겠더라고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더 많이 염려가 되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실 제 꿈은 정말 제가 맡은 역할에 완벽하게 분해서 관객 분들에게 ‘죽이죠?’ 이런 자신감 있는 말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도 제일 자신 있는 장면은 있을 것 같아요.
- 물론 있었죠. 그런데 짤렸어요. 영화의 분량이 길어져서 편집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제 소장용으로만 남아있습니다. 

원작 ‘마약전쟁’과 비교를 한다면 어떤가요?
- 사실 저는 원작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어요. 나중에 ‘마약전쟁’이라는 영화가 원작인 것을 알았는데, 원작에서는 모티브만 가져온 정도라서 아직까지도 사실 원작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영화 <독전> 조진웅 [사진/NEW]

영화에서 배우 류준열씨와의 호흡이 돋보이는데, 현장에서는 어땠나요?
- 준열이 정말 예뻐요. 외모는 물론이고, 사실 팬도 많고 요즘 대세 배우라 상당히 ‘연예인’ 티를 내는 배우일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현장은 물론 삶에서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랄까요. 그런 부분들이 폭넓은 의미에서 사랑스럽게 느껴졌고, 참 많이 배워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촬영장에서 항상 열정적이고 축구를 좋아해서 활기차고 늘 뛰어다니고....음 뭐랄까 이거는 현장에서 배우들이나 스텝이나 다 느꼈을 거예요. 준열이는 ‘나에게 뭘 주지 않아도 같이 있고 싶은 배우’입니다.

사람으로서가 아닌 ‘락(류준열)’ 이라는 캐릭터가 ‘원호’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기도 했나요?  
- 류준열이 연기하는 ‘락’ 자체가 그랬어요. 워낙 열정적으로 연기를 하는 배우이다 보니까.., 물론 ‘컷’하면 장난을 치지만 ‘슛’이 들어가면 180도 바뀌는 준열이를 통해 저절로 함께 연기를 하다보면 ‘원호’ 캐릭터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제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올리고 시너지 효과를 내게 만들었죠. 

[사진/영화 <독전> 스틸컷]

마약 흡입하는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어떻게 연습을 했나요?
- 정말 우연치 않게 얻게 된 장면이에요. 마약처럼 보이기 위한 소품으로 소금가루가 준비 되었었는데, 저는 그게 소금일 줄은 정말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원래 컷은 소금가루에 코를 대면 끝나는 거였는데, 저는 그 가루가 소금 가루인 줄 모르고 코로 흡입을 해버린 거죠. 와...그 후에 정말 고생했습니다. 소금가루 코로 흡입해 본 적 없으시죠? 진짜 죽을 것 같았어요. 바닷물에 거꾸로 박힌 느낌이랄까요. 딱 그 느낌이었어요. 근데 그 코로 들어온 짠 기가 아무리 코를 풀어도 안 나오는데 정말 괴로웠습니다. 소금 입자들이 코는 물론 머릿속에 탁 박힌 느낌...

그렇게 바로 영화의 장면으로 담긴 건가요?
- 아니요. 그렇게 고통에 몸부림치고 딱 거울을 봤는데, 그 순간의 충혈 되고 반쯤 넋을 잃은 눈빛이 정말 좋은 거에요. 왜냐하면 마약 과다섭취로 실제 사망하기도 하거든요. 그 응급한 상황을 나타내는 눈빛이 딱 그 당시의 제 눈빛이었습니다. 그렇게 소금가루일 줄 모르고 했던 실수가 딱 적절한 눈빛을 만들어 냈고, 이후 다양한 각도에서 같은 눈빛을 담아야 했기에 그 후로 4번 정도 똑같이 소금을 코로 흡입했습니다. 아...실수로 할 때하고 다르게 그 뒤에 같은 장면을 연기하는데, 그때부터는 정말 두렵더라고요. 그 고통을 아니까.

영화 <독전> 조진웅 [사진/NEW]

와 정말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 아 그렇기 보다는 어차피 이해영 감독님은 장면이 나올 때까지 찍으시니까. 그래 차라리 빨리 하고 끝내자라는 제 계산도 있었죠. 하하하

독전, 배우들의 연기력이 빛나는 작품인데 유독 신들린 연기력의 배우가 있었다면 누구를 꼽을 수 있나요?
- 故 김주혁님의 ‘진하림’ 연기가 정말 놀라웠습니다. 특히 눈빛 연기를 지금도 잊을 수 없는데요. 그 캐릭터에 완전 몰입되어 소위말해 ‘반쯤 간 눈’을 연기하는데 아 정말 넋 놓고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한편으로 당시에는 저런 천부적인 소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같은 배우로서는 부러운 것을 넘어 얄밉기까지 하더라고요.

[사진/영화 <독전> 스틸컷]

독전에서 조진웅씨 개인적으로 남달리 기억되는 장면이 있다면요?
- 저는 마지막 엔딩씬을 꼽고 싶어요. 거기서 ‘지금까지 어떻게 왔냐?’라는 식의 대사를 하는데, 그 대사가 마치 저에게 묻는 질문 같았습니다. ‘그래 지금 이렇게 여기까지 왔는데 뭘 어떡할 건데?’ 라는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대입하는데, 참 수많은 생각이 들면서 반대로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뭐 마지막 엔딩씬이 이 영화에서 대단한 부분도 아니고 그 대사가 어떤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도 아닌데, 스스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건 뭐 ‘원호’라는 캐릭터를 쭉 연기하고 나서 드는 감정이기도 하고 배우이고 사람인 ‘조진웅’의 감상이기도 해요.  

영화 <독전> 조진웅 [사진/NEW]

그렇게 몸도 힘들고 마음에도 고민이 생길 때, 버티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 무엇보다 지금 무조건 내편이 되어주는 아내죠. 아내가 늘 제게 말해 줍니다. ‘네 편이 여기 이렇게 확고하게 있는데, 뭐가 겁나?’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제가 표현은 잘 못하지만, 정말 감사하고 또 다시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저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주변을 보면 경찰도 있고, 요리사도 있고, 기자도 있고 그렇게 각자 다 역할이 있듯이 저 역시도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면 또 버틸 수 있는 힘, 감사함이 생기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네. 지금까지 긴 이야기 들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드리고요. 5월22일 개봉하는 영화 <독전>, 정말 열심히 만들었으니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영화 <독전> 조진웅 [사진/NEW]

배우 조진웅이 밝힌 영화 <독전>의 이모저모를 통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고취되었다. 그리고 감히 ‘올해 또 하나의 화제작 탄생’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 이해영 감독의 진두지휘 아래 조진웅, 故 김주혁,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등 배우들의 합은 어떠한 시너지를 발휘했을까. 오는 22일 <독전>의 개봉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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