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지난 시간에는 ‘봉황당’ 김성민 대표를 만나 ‘축구 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김성민 대표는 지난 5월 17일 새벽, 축구 팬 700여 명을 모아 2017-2018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단체 관람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가 되었다. 그가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목적은 무엇일까? 
 
PART 2. 거리 응원 문화의 대중화를 꿈꾸다.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제공]

-얼마 전에 리버풀 팬 700여 명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단체로 관람하는 이벤트를 개최해서 화제가 되었어요. 이러한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축구 자체가 다양한 문화와 접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냥 펍에서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대형 스폰서와 제휴해서 스케일을 크게 해야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으니까요. 제가 비록 작은 펍을 운영하는 사람이지만,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서 ‘펍이 이런 식으로도 움직일 수 있구나’하는 생각도 하게 만들고 싶었고, 축구 시장이 우리 생각처럼 경기에 한정되지 않고 더욱 많은 오락적 요소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어서 이벤트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사진_시선뉴스DB]

-한 개인이 큰 이벤트 준비하느라 힘들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좋았던 기억과 나빴던 기억이 있어요. 좋았던 것은 응원해주신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거예요. 정말 많은 분들이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힘이 되는 응원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안 좋았던 기억은 생각보다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았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벤트에 당첨되려고 중복 신청하는 사람들이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니까 ‘아, 얼마나 리버풀 경기를 보고 싶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실망도 했다가 팬들의 간절함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죠.

-평소 ‘봉황당’에서도 소소한 이벤트를 많이 하잖아요. 가장 인기가 좋은 이벤트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사인 유니폼 증정 이벤트가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들은 해외 축구 선수들의 사인 유니폼을 얻기가 힘드니까요. 그래서 첫 골 넣는 선수 맞추기, 특정 시간에 어떤 선수가 골을 넣을지 예상하기 등의 이벤트를 진행해서 사인 유니폼을 증정하고 있어요.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인스타그램]

-본인이 직접 소장하고 있는 사인 유니폼을 사은품으로 주고 있는데 아깝지 않으세요?
우선 제 개인 소장품도 많지만 요즘은 주변에서 이벤트용으로 사인 유니폼을 제공해주는 분들도 많아요. 그리고 사실 저는 사인 유니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요. 왜냐하면 저는 사인 받을 때 당시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에게는 유니폼 자체가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제는 너무 많이 나눠줘서 남은 게 없어요. 하하.

-얼른 구하셔야겠네요. 하하. 방송에도 출연하고 계신데 어떠세요?
재밌어요. 기본적으로 제가 말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하하. 방송을 하면 좋은 점은 제가 어떤 이야기할 때 더욱 많은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제가 꿈꾸는 축구 문화를 사람들에게 설득하기에도 유리할 것 같거든요. 이런 이점이 있어서 방송은 기회가 생기면 나가려고 해요.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제공]

-해외 직관(직접 관람)을 자주 가시는데 직접 본 경기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인가요?
아무래도 리버풀 FC의 홈 경기장인 영국의 ‘안필드’가 저에게는 최고의 경기장이죠. 그리고 제가 처음으로 직관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올림픽 스타디움’도 저에게 의미 있는 구장이기도 하고요. 타 팀의 경기장 중에서는 토트넘 홋스퍼 FC의 예전 경기장인 ‘화이트 하트 레인’이 굉장히 맘에 들었어요. 오래됐지만 구조 자체가 샤우팅(Shouting) 등 응원할 때 내부에 울림이 커지는 구조이거든요. 저는 그런 것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리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FC의 ‘올림픽 스타디움’도 좋았어요. 경기 중반에 비눗방울이 나오는 이벤트 같은 것도 많이 진행하고, 또 그곳에는 관광객보다 로컬 서포터들이 많아서 반응도 굉장히 좋아요.

-화이트 하트 레인이 인상적이었군요. 이제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시작됐어요. 월드컵과 관련한 이벤트에 대표님이 빠질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떤 이벤트를 계획 중이신가요?
지금 정리 중이고요. ‘어떤 스폰서와 제휴하고 어떤 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거는 아직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아마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같이 퀴즈도 풀면서 즐기며 축구 상품을 가져갈 수 있는 기존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확실한 건 그냥 축구를 보는 것보다는 훨씬 재밌는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인스타그램]

-저도 꼭 참여할게요. 그렇다면 2018 러시아 월드컵, 어느 나라가 우승할 것 같으세요?
저는 일본이요. 제가 예상하면 다 틀리거든요. 하하. 장난이고 저는 독일이 우승할 것 같아요. 제가 독일의 축구 시스템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화려한 스타일의 축구를 별로 안 좋아해요. 물론 독일에 유명한 선수들이 많지만 축구 경기 스타일 자체가 화려하기보다 체계적으로 잘 짜인 시스템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타일을 독일이 구사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독일이 우승할 것 같아요.

-과연 이번에는 예상이 맞을지 두고 봐야겠는데요. 앞으로 축구 응원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준비 중이신가요?
현재 ‘봉황당’ 확장/이전이 계획되어 있는데요. 이전을 하게 되면 전시회나 관련 제품들도 함께 판매하는 새로운 형식의 펍이 나올 거예요. 그럼 그때 찾아주시는 팬분들은 지금의 팬 분들과 또 다른 성향의 팬분들일 거예요. 그러다 보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봉황당을 처음 오픈했을 때랑 지금이랑도 굉장히 다르거든요. 제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더라고요. 그래서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으니까 그 상황에 맞춰서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거리 응원 문화를 대중화해서 단체 관람의 스케일을 키워보고 싶어요.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제공]

-거리 응원 문화!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아마 많은 구독자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대표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누구인가요?
저는 당연히 제라드(전 리버풀 FC 선수)를 제일 좋아했고, 현재 리버풀 FC의 선수들 중에서는 엠레 칸과 바이날둠을 좋아해요. 그런데 엠레 칸이 팀을 떠날 것 같아서... 그렇게 되면 바이날둠이겠네요. 저는 바이날둠이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해요. 하하.

-역시 리버풀 FC 소속 선수들이네요. 그렇다면 타 팀 선수 중에서는 어떤 선수를 가장 좋아하세요?
타 팀에서는 첼시 FC의 캉테 선수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축구를 화려하게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영리하게 부지런히 많이 뛰는 걸 좋아하는데, 캉테 선수가 이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 같아요. 그래서 어쩌면 경기 중에는 캉테라는 선수가 안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열심히 뛰면서 경기에 기여하거든요. 그래서 캉테 선수가 있고 없고가 차이가 커요. 그리고 제 생각에 현재 현역 축구 선수 중 캉테 선수가 가장 귀여운 것 같아요. 하하.

[사진_봉황당 김성민 대표 인스타그램]

-마지막으로 시선뉴스 독자 여러분과 리버풀 FC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리버풀 FC가 놀림 받는 걸 되게 좋아해요. 이번에 챔스 결승 행사를 이렇게 크게 했는데 져서 놀림도 많이 받았거든요. 그리고 뭐 평소에 리버풀 FC는 빅클럽이 아니라는 등 놀리시는 분들도 워낙 많고요. 하하. 그런데 리버풀 FC가 놀림을 받는 것 자체가 빅클럽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놀릴 수 있을 때 많이 놀려주세요. 나중에는 정말 놀리고 싶어도 못 놀릴 때가 올 것이니까요. 전국에 계신 시선뉴스 구독자 여러분, 그리고 리버풀 FC 팬 여러분! 앞으로도 봉황당과 리버풀 FC 많이 응원해주세요!

축구 하나로도 다양한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봉황당’ 김성민 대표. 그는 현재 해외 축구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축구 문화의 장을 만들며 그의 최종 목표인 거리 응원 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그의 바람대로 언젠가는 축구 응원 문화가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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