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정지원 / 디자인 김미양] 서점에서 책을 구매할 때 책 뒷 표지의 바코드를 본 적이 있는가? 이 바코드에는 조그맣게 적힌 ISBN이라는 글자와 함께 숫자가 나와 있는데, 이 숫자를 바로 ‘국제표준도서번호’라고 한다.

‘국제표준도서번호’는 도서를 분류하기 위해 붙이는 고유번호로,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라고도 한다. 이 번호는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되어 출판되는 도서에 부여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의 한국문헌번호센터가 관리기구로 지정되어 국내의 ISBN 관리를 맡고 있다.

국제표준도서번호는 현재 13개의 숫자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ISBN시스템이 도입되었을 당시에는 10자리의 숫자였다. 그런데 출판량이 급증하고 ISBN이 확산됨에 따라 필요한 번호 수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2007년부터 국제상품코드관리협회에서 부여한 접두부 3자리를 추가하여 지금의 13자리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어떤 책들은 ISBN-10(10자리)과 ISBN-13(13자리)를 병기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국제표준도서번호는 고유번호가 시작되는 앞에 ISBN이라는 문자를 반드시 표시하여야 한다. 이때 다섯 그룹으로 나뉘어지는 13자리의 숫자는 각각 국가나 출판사번호를 의미한다.

먼저 13자리의 숫자 중 첫번째 그룹인 세자리의 숫자는 '접두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제 상품코드관리협회가 부여하는 것이다. 이 번호는 출판량에 따라 번호가 소진되면 그 다음 숫자를 사용하게 되는데 현재는 979번이 통용되고 있다.

다음으로 오는 2자리 숫자는 ‘국별번호’로 우리나라는 1990년 ‘89’를 배정받은데 이어 2012년 ‘11’을 추가로 배정받아 관리하고 있다. 이 국별번호는 국가 또는 지리, 언어 등에 의해 결정되는데 도서의 출판이 활발한 주요 국가들부터 번호를 배정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영어권이 0과 1, 프랑스어권이 2, 독일어권이 3, 러시아어권이 5이고 소수어권은 두 자리 혹은 세 자리 수로 되어 있다. 이때 국별번호의 자릿수에 차이가 생기는데 국별번호의 자릿수가 늘어나면 그 뒤에 오는 ‘발행자번호+서명식별번호’에서 사용 가능한 도서 번호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국별번호가 1자리인 일본은 뒤에 오는 번호를 최대 8자리로 사용할 수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국별번호가 2자리로, ‘발행자번호+서명식별번호’에서 최대 7자리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국별번호 다음에 오는 ‘발행자번호’는 출판사번호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 한 출판사에 번호가 하나만 부여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개의 번호가 부여되기도 한다. 발행자번호 다음에 오는 숫자는 2자리의 ‘서명식별번호’와 1자리의 ‘체크기호’로 ISBN시스템의 정확성 여부를 자동으로 점검하기 위해 만들어진 숫자이다.

ISBN시스템은 서적의 유통과 관리를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게 한다는 이점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어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방대한 양의 도서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수 있게끔 한다는 이점도 가지고 있다. 판매 데이터 축적이 용이하기도 하여 출판 업계에서는 판매동향 분석에 유용하게 쓰이는 등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시스템 중 하나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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