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최지민] 엄청난 과학기술 속에 살고 있는 현대, 고층 건물은 기본이고 방대한 크기의 돔구장도 이제는 크게 신기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과거의 시절, 인류 조상들은 현존하는 어떤 건물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건축물을 많이 만들었다.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못하고 사라진 경우들. 만약 지금까지 온전한 모습으로 존재했다면 대단했을... 아쉬운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 고대 7대 불가사의: 지구상에서 불가사의한 것으로 여겨지는 7가지 사물(事物)을 총칭한다. 고대 7대 불가사의는 BC 330년경 알렉산더대왕의 동방원정 이후 그리스인 여행자들에게 관광 대상이 된 7가지 건축물을 가리킨다.

1. 바빌론의 공중정원(Hanging Gardens of Babylon)
공중정원은 기원전 500년경 신(新)바빌로니아의 느브갓네살 2세가 왕비 아미티스를 위하여 수도인 바빌론에 건설한 정원이다. 물론 실제로 공중에 떠 있는 것은 아니고 높이 솟아 있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다. 사실 당시 바빌론 지역에서는 푸른 식물들을 보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이 같은 곳에 인공적인 정원을 만들어냈다는 그 기술력이 믿기 어려워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뽑히고 있다. 현재는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 남쪽 90킬로미터에 위치해 있다.

2. 마우솔로스의 영묘(mausoleum at halikarnassos)
마우솔로스의 영묘는 기원전 300년경 칼리아의 왕 마우솔로스의 영혼을 위로하기 만들어졌다. 영묘는 18세기 초반까지 유지되어 왔지만, 십자군 기사단에 의해 파괴되었다. 파괴되기 전까지 그 크고 화려한 겉모습에 ‘마우솔레움’이라는 보통명사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당대의 뛰어난 건축 기술을 총동원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건축학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이었다. 사적에 따르면, 영묘는 4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층인 기단 부분에는 말을 탄 전사들의 조각상이 배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현재 터키의 보드룸에 위치한 영묘 유적은 폐허로 변했다.

3. 아르테미스 신전(the temple of Artemis) 
기원전 8세기경 세워진 아르테미스 신전은 장대하고 화려하여 고대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바친 신전으로 소아시아의 에페소스, 오늘날의 터키 셀추크 부근에 있었다. 이 신전은 기원전 7세기에는 홍수로, 기원전 550년경 헤로스트라투스의 방화로, 서기 268년 고트족의 약탈로 총 세 번이나 파괴됐었다. 이후 여러 건물들에 재활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랜 기간 잊혀졌던 아르테미스 신전은 존 터틀 우드가 이끄는 탐사대가 6년의 탐색 끝에 1869년 재발견돼, 기둥과 터는 유지되고 있다.

4. 로도스의 거상(Colossus of Rhodes)
그리스 로도스섬에 존재했던 높이 33m의 청동상으로 이 역시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다. 이 거상은 기원전 300년경 로도스인들이 마케도니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에게해 만드라키온 항구에 세운 것이다. 섬의 수호신이자 태양신인 헬리오스를 형상화했으며 적이 두고 간 무기를 팔아 조달한 석재, 철, 청동 등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기원전 227년 지중해 동부에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무너지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2015년 영국의 한 건축가를 비롯해 엔지니어, 구조설계 전문가 등이 참여해 ‘로도스 거상’ 복원 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밝혀 세계인이 주목한 바 있다. 

5. 제우스 신전과 동상(Temple of Zeus and Statue of Zeus)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전은 올림포스 12신 중 최고신 제우스에게 바쳐진 신전으로 기원전 6세기 아테네 시대에 건설이 시작되어 2세기에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에 의해 완성되었다. 현재는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동쪽에 유적으로 남아있으며 15개의 기둥만 존재해 있는데 원래는 104개의 코린트식 기둥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신전의 안에는 제우스상이 존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록에 의하면 전장 약 12m의 좌상이었으며 금, 상아, 흑단, 보석으로 꾸며져 있었고, 오른쪽에는 승리의 여신인 니케의 조각상 왼쪽에는 지팡이를 든 손에 독수리가 있었다.

6. 알렉산드리아 도서관(Library of Alexandria)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기원전 200년경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에 의해 설립되어 서기 391까지 존속했던 고대 도서관이자 박물관이다. 이 시기에 글과 책 그리고 도서관이 존재했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이 도서관은 무려 약 70만권의 장서를 소장했으며 문헌의 수집과 편찬 및 다양한 언어로의 번역이 이루어지는 연구기관이었다. 현재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시의 동쪽 해안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1974년 알렉산드리아 대학교에서는 학문과 예술의 상징이던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재건하자고 제안했으며, 유네스코와 이집트 정부가 함께 추진해 2002년 초현대식 건물의 새로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개관했다.

7. 파로스 섬의 등대
등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파로스 섬의 등대는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가히 놀라운 성능을 지녔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시 파로스 섬에 존재했다고 알려져 있는 이 등대는 기원전 250년 경 세워졌는데도 불구하고 높이가 135미터이었으며 대리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또한 등대에서 밝히는 빛은 반사경을 타고 50킬로미터 밖까지 전해졌으며, 등대의 꼭대기에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우뚝 서 있었다고 전해진다. 특히 1층에는 30개의 반인반어 해신상과 태양의 진로에 따라 손가락이 움직이는 신기한 동상이 있었다고 하는데 가장 궁금한 것은 2200여 년 전 등대에서 과연 어떤 연료를 사용해 빛을 냈는가 이다. 그러나 이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8. 황룡사 9층 목탑
이 목탑은 신라시대의 목탑으로 황룡사장육존상과 천사옥대와 함께 “신라3보”로 일컬어진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서기 643년 선덕 여왕 때 당나라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자장(慈藏)의 요청으로 건조되었다 한다. 아홉 개의 층은 신라 변방의 9개 나라들을 가리켰고 이들의 침입을 부처님의 힘으로 막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탑은 건립된 후 50년이 지난 698년 효소왕 때, 벼락을 맞아 불탄 이래 여러 차례 중수되어 웅장한 모습을 유지해왔으나 1238년 고려 고종 때 몽골의 침입으로 전체가 불에 타버려 현재는 절터와 탑 터만 남아 있다.

현재는 모두 사라지거나 그 터만 남아있는 문화유산들. 찬란한 고대 역사를 상징하는 이 건축물들이 그대로 존재했다면 얼마나 그 위용을 떨쳤을까? 그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다는 점이 진심으로 아쉬운 순간이다.

SNS 기사보내기